영/혼/ 의 / 편 / 지

             내니 두려워말라 

                                                                                                                                                                                                                                                                                                                                    2020년 6월 12일(368호)               

 후드티의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맨 뒷좌석에 앉아 묵묵히 기도를 드리던 중

내 영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는 울음을 견딜 수 없었다.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울음은 거의 통곡 수준으로 변하고 있었다.

누가 볼 새라 내 입과 얼굴을 손으로 틀어막고 있었는데도 나의 비명에 가까운 통곡은 멈추지를 않고 계속 되고 잇었다.

'내가 왜 이러는 걸까?' 너무나 당혹스러운 순간이었다.

다행히 각자 다들 기도외 찬양에 깊이 몰두하고 있던 터라 나의 그러한 모습을 들키지는 않은 듯 했다.

한 시간 가까이 드리는 예배 중 거의 반 이상을 눈물범벅으로 보낸 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내 영의 반응에 멍하게 아침 식사를 마쳤다.

 그렇게 격정적인 새벽을 보낸 다음이었다.

갈릴리 호수 위를 건너는 배 위에서 내 안에 울렸던 확연하고 분명한 음성이 있었다.

 "내니 두려워 말아라."

 내 영혼의 눅눅함 가운데 명징한 예수님의 음성을 들은 것이다.

그것이 성경의 몇 장 몇 절에 있는 말씀인지조차 몰랐지만 분명히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향하여 하셨던 말씀인 것이 분명했다.

'예수님께서 이 이스라엘 여정 중에 함께 계셨구나!'

새벽의 그 이유 모를 통곡의 원인도 서서히 풀리는 듯 했다.

 그 후, 선상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기억이 나질 않는다.

가릴리 호수의 풍경이 어떠했는지 하늘빛과 호수의 빛이 어떠했던가?

그저 내 안에 확연히 울렸던 그 음성 외에는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 감격스러운 순간을 조용히 혼자 간직하고 싶었지만 우현 형에게만은 나누고 싶었다.

'저도 주님의 음성을 들었어요'라는 식의 영적 체험을 과시하는 정도로 비춰져서는 안 되지 싶었다.

"형, 배 위에서 기도하는데 '내니 두려워말아라'는 말씀을 주시네요." 무심한 듯 떠벌였다.

워낙에 무덤덤하게 반응하시는 형님이신지라 "그래, 이스라엘에 오면, 특히 예수님이 거니셨던 갈릴리에 오면 하늘이 열리고 말씀이 열리는 경험들을 하지......"

 그래! 그날 그 새벽하늘 문이 열린 것이다.

예수님께서 하늘의 문을 여시고 나를 향하여 외치셨던 것이 부녕하다.

"도현아! 두려워 말아라. 너를 사랑하는 예수가 친히 말한다. 두려워 말아라!" 얼마나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는지.

 이스라엘에서 돌아온 나는 여독이 채 풀리기도 전에 노래 한 곡을 급하게 완성하였다.

마치 내 머리 속에 모든 가사와 선율이 이미 있었던 듯이 몇 분만에 노래 한 곡이 완성되었다.

샬롬

내니 두려워 말아라

나의 아들 나의 딸아

안심하라

샬롬 나의 평안을 주노라

세상과는 다른 평안

두려어 마라

샬롬

내니 두려워 말아라

나의 사랑 나의 이스라엘 안심하라

샬롬

평강 있을지어다

아버지께서 날 보냄 같이

나도 널 보내노라

샬롬

샬롬

- 김도현, 그 나라의 봄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