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광야 이야기가 있습니다. 내가 인생의 광야 길을 걸을 때 하나님은 나를 찾아오셔서 나의 하나님이 되어 주셨고 또한 약속해 주셨습니다. 단 한 번이 아니라 인생길에서 만나는 매 고비마다 그렇게 하셨습니다. 그 하나님이 나를 오늘 여기까지 인도하셨고 그렇기 때문에 그 하나님이 순례길이 끝날 때까지 나를 인도하실 줄 믿습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에고 광야와 사막이 있겠지만, 그때마다 광야에서 만나 주신 하나님을 기억한다면 결코 길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내 순례길의 마지막 지점까지 흔들리지 않고 걸어갈 것이며 하나님은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내게 나타나실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광야 이갸기가 있을 것입니다. 광야에서, 절망과 어둠의 땅에서 하나님을 만난 이야기가 있을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기억해 보십시오. 그것을 기억한다면 지금 당신이 광야를 지나고 있다 해도, 길도 없는 사막 한가운데 있다 해도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과거에 인도하신 하나님이 지금도 인도하실 것입니다. 과거에 광야에서 만나 주신 하나님이 지금도 만나 주실 것입니다.

 혹, 광야에서 하나님을 만난 경험이 한 번도 없다 여기십니까? 그럴 리가 없습니다. 자신의 힘으로 그 험한 골짜기를 지나온 것 같습니까? 몰라서 그렇지, 당신이 그동안 거쳐 온 광야와 사막과 골짜기에서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손으 로 보호하시고 인도하셨습니다. 이제 겸손히 물러앉아 그 사실을 인정하과 주님을 찾을 때입니다.

 하갈이 그러지 않았습니까? 광야에서 하나님을 만난 하갈은, 자신이 사래의 집에서 고통당하던 순간에도 하나님이 자신을 보고 계셨고 인도하고 계셨음을 깨달았습니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그러고 나니, 그동안 혼자 힘으로 해 보기 위해 몸부림쳤던 것이 어리석게 느껴졌습니다. 그 이후로 ㅍ하갈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갔을 것입니다. 그 같은 세계관의 변화가 당신에게도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더 이상 '혼자서도 잘해요!'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혼자서는 못합니다. 오직 주님의 임재를 인정하고 그분과 함께할 때만 제대로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혹시 지금 당신은 사막이나 광야가 아니라 꽃동산에 살고 있습니까?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누구나 누리는 행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에 취하지는 말기를 바랍니다. 인간은 좋은 것을 보거나 가지면 그것에 취하기가 쉽습니다. 그리고 무엇인가에 취하는 순간, 우리 눈에는 하나님이 보이지 않게 됩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아무리 뒤흔들어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광야로 나가야 합니다. 큰돈을 들여 멀리 광야나 사막을 찾아 여행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모든 것에 눈을 감고 하나님께 눈을 뜨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잠시라도 뜰에 나가 무장해제하고 하늘 아래 서 보아야 합니다. 아무리 많은 것을 가졌어도 실은 광야에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인생극장의 주인공처럼 살고 있다 해도 하나님과 상관없이 살면 하룻밤에 끝나는 연극이 되고 맙니다. 하나님이 없으면 우리가 빛이라고 부르는 것이 곧 어둠이 되고, 우리가 축복이라고 부르는 것이 곧 재앙이 됩니다. 그 사실을 인지 않으려면 자주 광야로 나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잊지 않도록, 하나님이 전부이심을 잊지 않도록, 하나님께 모든 것이 달렸음을 기억하도록, 자주 광야로 나가야 합니다. 하나님을 얻으면 광야가 푸른 초장이 되며, 하나님을 잃으면 푸른 초장도 사막이 되고 맙니다. 하나님을 얻으면 다 얻습니다. 하나님을 잃으면 다 잃습니다. 바로 그것이 우리가 광야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이며, 광야에서 하나님을 만난 때를 자주 기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영봉, 팔레스타인을 걷다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