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떠난 후에 주의 사자가 요셉에게 현몽하여 이르되 헤롯이 아기를 찾아 죽이려 하니 일어나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애굽으로 피하여 내가 네게 이르기까지 거기 있으라 하시니" 마2:13

 하나님은 아기 예수가 애굽으로 피하기를 원하셨습니다. 이를 통해서 예수님의 길이 처음부터 박해의 길임을 보이셨습니다. 그와 동시에 하나님은 예수님을 보호하실 수 있으며, 하나님께서 허락하지 않는 한 예수님께 아무 일도 일어날 수 없음을 보이셨습니다. 애굽은 오래전 그분의 백성이 노예로 살며 고난받던 땅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애굽에서 고난받았고, 예수님의 고난도 애굽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애굽 땅에서 이끌어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셨으며, 자기 아들을 다시 애굽 땅에서 이스라엘 땅으로 불러내셨습니다.

 헤롯은 동방 박사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자기에게로 와서 예수님이 계신 곳을 알리지 않고, 하나님의 명령을 좇아 다른 길로 갔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했습니다. 극한 두려움과 시기심에 휩싸인 헤롯은 베들레헴에 있는 세 살 이하의 아이들을 모조리 죽이라고 명령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신의 아이를 확실히 죽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토록 치밀하고 잔인한 살인 계획에도 불구하고 목적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헤롯은 그리스도를 제거하고 싶었지만 그리스도는 살아남으셨고, 무죄한 아이들은 그리스도의 자리에서 그분을 위해 죽은 첫 번째 증인이 되었습니다. 베들레헴의 무죄한 아이들이 그들과 동년배 왕이신 주님의 생명을 보호한 것입니다. 그들은 기독교의 첫 순교자가 되었고, 예수 그리스도 구주의 생명을 위해 목숨을 바친 증인이 되었습니다.

 모든 박해는 예수 그리스도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그분을 죽이려 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에게 추호도 해를 가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는 살아 계시며, 그리스도와 함께 모든 시대에 걸쳐 목숨을 바친 증인들도 살아 있습니다. 무죄한 아이들이 죽임을 당할 때 온 베들레헴이 그랬듯이,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박해받을 때 큰 고통과 절규, 탄식과 눈물, 흐느낌이 사람들 위에 임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고난과 환난을 당할 때 한없는 눈물이 흐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 묻은 증이늗ㄹ의 탄식이 높아질 것이며, 그 탄식은 세상 끝날까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떠난 세상에 대한 탄식이며, 그리스도를 적대시하는 세상에 대한 탄식입니다. 무죄한 피에 대한 탄식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고난의 자리로 내몬 우리 자신의 죄와 허물에 대한 탄식입니다. 그러나 위로받을 길 없는 탄식 한가운데서도 큰 위로가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살아 계시며, 우리가 예수님과 함께 고난받으면 예수님과 함께 살 것이기 때문입니다. 베들레헴의 유아 살인이 너무나도 악하고 잔인한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하나님의 약속을 성취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고난과 눈물이 하나님의 백성을 따릅니다. 하나님은 이러한 고난과 눈물을 존귀히 여기십니다. 그리스도를 위해 드린 고난과 눈물을 그리스도께서 영원히 받으시기 때문입니다.  

                                                                                            디트리히 본 회퍼, 디트리히 본 회퍼 40일 묵상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