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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노래 

                                                                                                                                                                                                                                                                                                                                                             2018년 10월 26일(206호)

 "하나님께서 바꾸지 못할 사람의 마음은 없다. 하나님께서 손이 짧아 바꾸실 수 없는 상황이 있을까? 하나님게 불가능한 일은 없다. 나는 이 상황에 압도되거나 두려워말고 그 모든 상황과 사람들의 마음을 주관하시는 이가 하나님이심을 믿고 그분께 나의 시선과 마음을 집중시켜야 한다. My eyes are fixed on You, Oh Lord....."

 이 대목을 읽는 순간 나는 그날의 내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었다.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담대함으로 시험에 임하게 해주셨던 그 귀한 말씀과 만남의 순간을. 매일성경을 다시 책꽂이에 꽂았다. 주위 환경에 짓눌려 내 영혼이 그토록 곤곤한 때가 아니었다면 나는 과연 그 말씀을 그토록 크게 들을 수 있었을까? C.S.루이스는 고통의 순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께서는 평소에는 속삭이시지만, 고통 중에는 소리쳐 주신다."

 깜깜한 어둠 속에 처할수록 하나님 말씀은 더욱 밝은 생명의 빛이 되신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 내팽겨쳐졌을 때 지팡이와 막대기로 나를 안위하시겠다는 그분의 음성만이 내게 평안을 줄 수 있다. 그 사랑만이 두려움을 내어 쫓을 수 있다.

 지난 주말 문병을 다녀온 백혈병 환자가 있다. 골수이식 후 회복이 늦어 계속 혈소판을 수혈 받고 계신 분인데 지난 부활절에 달걀을 나누러 병실을 찾았다. 잠시 교제를 나누고 같이 기도하는 중에 나는 갑자기 일인칭으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분의 좌절감과 탈진, 육체적인 한계를 고백하고 기도하는 도중, 나는 그의 눈을 가리고 있는 칠흑 같은 어둠을 느꼈다. 그 흑암은 교수님도, 주치의도, 사랑하는 가족도 물리쳐 줄 수 없었다. 오직 주님의 은혜만이 그 어둠을 물리쳐 줄 빛이었다. 나는 환자가 어둠을 헤치고 나올 수 있기를 중보기도 했다.

 우린 무엇인가를 움켜잡으려고, 또는 그 움킨 것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친다. 하지만 주님은 그 움켜쥔 손이 펴지기를 기다리신다. 그 손을 펼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철저히 깨달을 때 비로소 꼭 쥔 손을 펴고 그분으로부터 오는 것을 받을 수 있다. 그분을 향해 손을 펴자. 눈과 귀를 열어 주님을 만나자. 그 음성을 듣자. 풍랑은 잠잠해질 것이며 우리는 물위를 걸어 주님께 다가갈 것이다.  

                                                                                        안수현, 그 청년 바보의사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