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편지                                                                                                      2004년 11월19일(제32호)

어리석음의 초대

▣ 오늘의 말씀

  성경 : 잠언9:13-18

  말씀 : 어리석은 자는 이리로 돌이키라 또 지혜 없는 자에게 이르기를 도둑질한 물이 달고

         몰래 먹는 떡이 맛이 있다 하는 도다(16-17)

  한 중년 신사가 에밀리 포스트에게 이렇게 물어왔다. 제가 백악관으로부터 초대를 받았는데, 같은 날 같은 시각에 다른 약속이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러자 에밀리 포스트는 단정적으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무슨 그런 일로 고민하십니까. 그야 물론 백악관의 초대에 응해야지요. 백악관의 초대는 일종의 명령이며, 뒤로 미룰 일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자연적으로 다른 약속이 취소되어야겠지요. 이 대답을 들은 중년 신사는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가 약속된 날 백악관의 만찬에 참여하는 영광을 누렸다. 하나님의 부르심도 이와 똑같다. 그분의 부르심은 명령이며, 그 어떤 인간의 계획도 그 부르심을 거역할 수는 없다.

  본문 9장에는 대조적인 두 유형의 초청이 있습니다. 하나는 지혜로운 여 주인의 초대이고, 다른 하나는 미련한 여인의 초대입니다. 지혜가 연회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사람들을 초청했듯이 여기서는 미련한 여인, 즉 어리석음이 연회를 준비하고 지나가는 행인들을 초대합니다. “미련한 계집이 떠들며 어리석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자기 집 문에 앉으며 성읍 높은 곳에 있는 자리에 앉아서 자기 길을 바로 가는 행인들을 불러 이르되”(13-15절). 지혜를 비유한 현숙한 부인과 달리 어리석음을 비유한 미련한 여인에게는 교양과 기품이 없습니다. 이런 미련한 여인의 모습은 상품화된 물건처럼 자신을 내어놓고 파는 창기에게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미련한 여인이 초대하는 대상은 어리석은 자요 지혜 없는 자입니다. “무릇 어리석은 자는 이리로 돌이키라 또 지혜 없는 자에게 이르기를”(16절). 지혜가 부르는 초대의 대상과 같은 대상들을 향해 부르고 있다는 사실에서 지혜와 어리석음이 서로 경쟁적으로 초청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때문에 어리석음 역시 초청 대상자들에게는 지혜로운 길을 가르쳐 주는 것처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미련한 여인이 가르치는 것은 죄의 욕망과 그로 인한 쾌락입니다. “도둑질한 물이 달고 몰래 먹는 떡이 맛이 있다 하는 도다”(17절). 여기서 “도둑질한 물”이란 음행을 가리키고 “몰래먹는 떡”역시 드러낼 수 없어 어둠 속에서 이루어지는 부도덕하고 죄악 된 일들을 가리킵니다.

  현숙한 여인에 비유되었던 지혜의 초대가 그랬듯이 미련한 여인에 비유된 어리석음 역시 겉보기에는 훌륭한 식탁을 준비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어리석음이 준비한 것은 죄악 된 욕망을부추기고 금지된 쾌락에 빠지게 하는 것뿐입니다. 그것은 그릇된 욕망들을 순식간에 채울 것 같으므로 진수성찬이 매혹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식탁에는 지혜의 식탁에 놓인 책망과 징계의 교훈이 없습니다. 삶을 교정하는 어떠한 덕목도 없습니다.

  미려한 여인은 사람들이 본성상 이러한 것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여인이 베푼 식탁에는 도덕적이고 영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는 욕망이라는 음식만 제공되고 이 초대에 응한 자는 더욱 무지한 상태가 됩니다. 

▣ 오늘의 말씀 적용

  지혜와 어리석음은 똑같이 모든 사람을 향해 부릅니다. 그러나 지혜는 사람에게 생명을 주기위해, 어리석음은 영혼을 사냥하여 멸망에 이르게 하려고 부릅니다. 어리석음을 따라간 결과는 사망입니다. 지혜와 어리석음 두 길에 따른 선택의 책임은 결코 회피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