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시어머니와 두 며느리가 베들레헴으로 향하는 험난한 길 위에서 나눈 대화입니다.

​시어머니 나오미는 베들레헴에 살다가 극심한 흉년을 피하여 남편과 함께 두 자식을 데리고 모압 지방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얼마 되지도 않아 남편과 두 아들을 잃게 됩니다. 살기 위해 고향을 떠나 타향에 온 지 10년 만에 남은 것은 한숨과 슬픔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살기 위해 다시 고향, 베들레헴으로 향합니다. 이 때, 의지할 이 없이 벼랑 끝에 서 있는 나오미가 며느리들에게 말합니다.

“나오미가 두 며느리에게 이르되 너희는 각기 너희 어머니의 집으로 돌아가라 너희가 죽은 자들과 나를 선대한 것 같이 여호와께서 너희를 선대하시기를 원하며”(8절).

​이 말씀에는 의미가 전혀 다른 ‘선대하다’라는 말이 두 번 나옵니다.

​전자 ‘선대하다’의 ‘아사’는 최선을 다해 잘 섬겼다는 뜻이고, 후자 ‘선대하다’의 ‘헤세드’는 은혜, 자비, 긍휼을 뜻합니다.

​여기에 시어머니의 마음이 있습니다. “하나님! 이 며느리들에게 ‘하나님의 사랑! 하나님의 헤세드!’를 베풀어 주시옵소서!”

​나오미의 마음은 인간적인 선대에 그치지 않고 하나님의 헤세드에 연결되어 하나님의 사랑으로 며느리들을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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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며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번 강권하는 시어머니의 권면에, 시어머니에게 최선을 다한 오르바는 마지못해 되돌아갑니다.

​룻은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선택을 합니다.

“룻이 가로되 나로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유숙하시는 곳에 나도 유숙하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묻힐 것이라”(16절).

​참으로 위대한 고백입니다. 삶과 죽음을 모두 함께 하겠다는 말입니다.

​시어머니를 윤리적으로, 효성으로 받드는 모습을 오르바에게서 봤다면, 룻은 하나님의 며느리입니다.

​룻의 고백은 시어머니를 향한 고백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고백으로, 이 고백에서 ‘믿음의 결단’이 나옵니다.

​하나님을 몰랐던 이방인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순간으로 낯선 세계에서 거룩한 세계로의 돌입이요, 죽을 운명에서 살 운명으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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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압 땅에서 유대 베들레헴으로 되돌아오려면 꼭 지나쳐야 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요단강입니다.

​이 요단강은 하나님의 나라와 죄악된 세상을 구분하는 상징적인 경계선으로 자주 사용됩니다.

​나오미와 룻은 이 요단강을 건너면서 모압 땅에서 이방문화에 젖어 아무렇지 않게 살았던 모습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보이지 않던 갈등들을 씻어야 했습니다.

​이 요단강은 그저 평범한 강이 아닌 회개를 동반하는 상징적인 강입니다.

​우리의 생활을 돌아보면 종종 하나님의 영지를 떠나는 일들을 경험합니다.

​참을 수 없는 울분, 미움, 억울함으로 우리의 영혼이 사로잡힐 때가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먼저 하나님과 해결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분쟁을 치유해 주시는 완충지대입니다.

​하나님의 땅으로 들어가려할 때, 우리는 먼저 하나님을 향한 결단과 회개의 이 완충지대를 통과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통치권으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그리고 시어머니 나오미와 며느리 룻은 베들레헴으로 돌아갑니다.
‘벧’은 ‘집’, ‘레헴’은 ‘떡’이라는 의미로 ‘떡이 있는 집, 하나님의 양식이 있는 집’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발음이 같은 ‘긍휼’이라는 뜻의 ‘레헴’도 있습니다. 나오미와 룻은 하나님이 베풀어 주시는 떡집이자 하나님이 베풀어 주시는 긍휼의 집, 은혜의 집으로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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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도 여러분!

​룻과 나오미는 지금 험난한 세월을 이방 땅에서 보내고 지치고 부서진 마음을 안고 하나님의 땅으로 들어가려 합니다.

​그러나 그냥 막연히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