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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함은 아름다움입니다

                                                                                                                                                                                                                                                                                                                                                             2018년 9월 28일(198호)

 하나님도 사람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잌ㅆ다면, 그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름답게 바라본다고 고통과 한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슬픔과 아픔이 사라졌기에 아름답게 바라보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아픔의 현장에서 아름답게 바라보는 것, 그것은 아픔 때문에 바라보는 눈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입니다.

 고통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있다는 또 다른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인간이기에 문제를 만나고 당황해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를 만나도 너무 가슴 아파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문제를 회피하라는 것도, 없는 듯 잊으려 억압하거나 다른 생각으로 대치해 보라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문제를 누려보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문제를 어떻게 누릴 수 있냐고 항의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연약하니까 사람입니다. 때문에 연약함은 우리의 단점도 약점도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를 우리답게 만들어 주는 우리들만의 특징입니다.

 시인 정호승은 자신의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에서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의 시는 연약한 우리의 모습을 누린다는 의미를 깨닫게 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근르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태생적 연약함이 있기에 오히려 우리는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연약함이 드러난 그를 부끄러워할 필요도, 그 앞에서 드러난 나를 부끄럽다 자책할 이유도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그의 연약함에서 나를 보고, 나의 연약함으로 그의 연약함을 보듬어 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연약한 사람이라고 말해주면 좋겠습니다.

이상억,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야기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