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5:6-11

성경에서는 때때로 하나님의 진노하시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신구약 성경에 진노에 대한 구절은 600개가 넘습니다. C S 루이스라는 유명한 기독교 변증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독교에서 (진노)이보다 더 없애고 싶은 교리는 없다.” 그런데 하나님의 진노에 대해 제대로 알고 나면 더 큰 은혜를 알게 됩니다. 사실 하나님의 진노는 그 분의 선하심의 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무슨 뜻인지 잠시 생각해보겠습니다.

1. 하나님의 진노는 사랑하는 자를 해롭게 하는 죄를 미워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불러내셔서 이들에게 가나안 땅을 주려고 하시는데 그러려면 그에 합당한 자격 요건이 있습니다.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려고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여호와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레11:45). 이제 애굽에서 나왔으니 애굽에서의 물을 빼고 거룩한 백성 되는 것이 요건입니다. 바로 율법입니다. 성막입니다. 법궤도 주십니다. 하지만 이 백성들은 조금만 불편하면 하나님을 원망하고 입버릇처럼 “애굽으로 돌아가자, 돌아가자” 하며, 모세와 하나님을 불평합니다. 이것을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진노인 것입니다.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해로운 것을 아시기에 “금하라” 하시는데 기어코 그것을 행하는 자녀를 아프게 바라보는 부모의 심정이 하나님의 진노인 것입니다. 그 진노는 하나님의 성품 중에 악하거나 어두운 부분이 아니라 선하고 높으신 사랑의 한 부분인 것입니다.

2. 하나님의 진노는 의인의 마음에 위로와 평화를 줍니다. 미로슬라브 볼프라는 분이 있습니다. 미국 예일대학교의 유명한 교수입니다. 이 분은 크로아티아 출신인데 그 나라에서 1991년에 있었던 집단 학살 사건을 경험하면서 분노와 복수심이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깊은 묵상 속에서 그것을 이길 수 있었던 힘은 바로 하나님의 진노하시는 능력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분노하심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없었더라면 그 자신은 끊임없이 복수심에 붙잡혀 그 인생의 에너지를 복수심에 불태우며 허비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 분이 결론적으로 한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손에 (진노의) 검을 들고 계시다는 사실을 믿을 때 비로소 우리는 자신의 검을 내려 놓을 수 있다.” 하나님의 진노는 선하신 진노입니다. 악한 자는 반드시 그 악한 열매를 먹을 것이며, 믿음의 사람들은 반드시 의의 열매를 먹는 날이 있는 것입니다. 이 사실이 믿음의 사람들을 위로하며 마음에 평화를 주는 것입니다.

3. 하나님의 진노는 자기 희생의 사랑으로 완성됩니다. 하나님의 진노는 사랑의 표현이었습니다. 또한 마침내 이루실 공의의 성품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죄에 대한 그 분의 진노를 십자가로 해결하시기로 선택하신 분입니다. 10절 말씀을 보겠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과 원수 되었을 때에 그의 아들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정말 죄인 되었을 때에 하나님의 원수 된 자리에 앉아있었습니다. 그럼으로 생명이 아니라 죽음이요, 천국이 아니라 지옥이요, 승리가 아니라 멸망에 해당된 자였던 것입니다. 하나님과 멀어졌습니다. 진노와 구원 사이의 그 간격을 메우신 분이 우리 예수님이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진노의 홍수 아래 있는 우리를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셔서 구원의 자리로, 인도하신 것입니다. 그것을 오늘 성경은 화목이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화해입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이 옳습니까? 예. 그 진노는 나를 해롭게 하는 죄의 실체를 안타깝게 여기시며 우리를 당신의 편으로 끌어가시는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아십니다. 그래서 그 진노는 재앙으로 마치는 것이 아니라, 희생의 사랑으로 공의를 이루신 은혜였습니다. 세상 풍조에 휩쓸려 메마르고 딱딱해진 심령이 이 선선하고 기름진 계절에 은혜의 그 높고 깊음을 확실히 깨달아 회복되는 영성, 성장하는 믿음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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