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의/  편/ 지

            하나님께 잘 보이기 위해   

 2019년 4월 23일(254호)                                 

 미켈란젤로는 조각을 위해 태어났다 해도 지나치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스스로도 유모의 젖을 빨며 조각칼의 냄새를 맡았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스물한 살에 이미 완숙한 경지에 들어선 작품을 조각했습니다. 서른 살 때는 지금 봐도 입이 딱 벌어지게 하는 걸작 피에타와 다비드를 제작했습니다.

 삼십대 초반 무렵, 교황은 미켈란젤로를 로마로 불러다가 특별한 작업을 마무리 짓게 하려고 했습니다. 교황 율리우스 2세의 처음 계획은 자기 무덤에 필요한 조각장식을 맡기려는 것이었지만, 곧 마음을 바꿔서 바티칸 성당 천장에 열두 제자를 그려 넣으라고 지시했습니다.

 미켈란젤로는 당장이라도 사양하고 싶었습니다. 회화보다는 조각에 열정을 쏟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웅대한 작업을 구상하고 있던 거장에게 조그만 예배당이 눈에 찰 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교황이 워낙 집요하게 작업을 재촉하는 바람에 일을 떠안았습니다. 어떤 역사가들은 그 이면에 음모가 숨어 있었다고 추정합니다. 미켈란젤로가 극구 사양하다가 결국 미움을 사게 될 게 분명하다는 걸 알고 교황을 부추겨 작업을 맡기게 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미켈란젤로는 초대를 받아들이고 즉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림을 그려나가면서 차츰 뜨거운 열정을 품게 됐습니다. 4년 동안 아홉 장면에 걸쳐 무려 400명의 인물을 그렸습니다. 미켈란젤로가 바꿔놓은 건 성당만이 아니었습니다. 회화의 흐름을 극적으로 돌려놓았던 것입니다. 그가 그린 자유분방한 프레스코 그림들은 유럽 전반에 걸쳐 회화의 형식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열심히 작업에 몰두했던 나머지, 심각할 만큼 건강이 상했습니다. 거장은 자신의 선택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예레미야처럼 늙고 지친 느낌이다. 겨우 서른일곱 살에 지나지 않지만, 얼마나 늙었는지 친구들조차 알아보지 못할 지경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무엇이 미켈란젤로를 변화시켰습니까? 마지못해 꾸려나갈 뻔했던 노동을 영감 어린 작업으로 바꿔놓은 요인은 무엇이었을까요?

 어느 관찰자의 질문을 받고 이 거장이 내놓은 대답을 잘 음미해 보면 쉽게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완성된 천장화를 감상하던 이들 가운데 누군가가 성당 한 귀퉁이를 섬세하게 치장하는 데 그토록 공을 들인 까닭이 무엇인지 궁금해했습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라는 듯, 그가 말했습니다.

"거기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겁니다."

그러자 미켈란젤로가 지체 없이 대꾸합니다.

"하나님이 보실 겁니다."

에베소서 6:7 말씀을 잘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사람에게가 아니라 주님께 하듯이, 기쁜 마음으로 섬기십시오."

 평범하고 진부한 삶을 고치는 하나님의 치료과정에는 누구에게 잘 보여야 할지 제대로 판단하는 단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억하십니까? 우리에게는 두 상사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수표에 서명을 하는 상사이고, 두 번째는 영혼을 구원해 주신 상사입니다. 두 번째 주인은 일상생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이들이 진심으로 하나님과 더불어 일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맥스 루케이도, 당신은 하나님의 무한한 가능성입니다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