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은 본문은 겟세마네 동산에 주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동산에서 아버지 하나님께 기도하는 주님의 모습을 보노라면, 이때가 공생애 전 기간 중에 가장 고독하고 절박한 순간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 셋을 데리고 기도처로 가시는데, 말씀에 보면, 심히 놀라시며 슬퍼하셨다고 했습니다. “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깨어 있으라”(막 14:34). ‘겟세마네’라는 말은 ‘기름을 짜는 곳’입니다. 감람산 안에 있는 곳이고 감람, 즉 올리브의 기름을 짜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예루살렘 성전과 성벽이 정면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곳은 자신을 배신한 유다와 무리들이 다가오는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제자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쿨쿨 잠들어 있습니다. 그 날만은 깨어주길 원하시건만 참으로 무심한 제자들입니다. 주님은 철저한 고독을 씹으며 닥쳐올 공포와 싸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죽음이 닥쳐오는 공포도 공포이지만, 그 죽음이 주는 의미에 대해서도 크나 큰 고통이 있었을 것입니다.

  비참하고 참혹한 죽음도 쓰디쓴 잔이지만, 나를 배반하고 하나님의 뜻을 왜곡하고 선량한 자에게 죄를 뒤집어 씌워 죽이는 자들까지 포함해서 대신 죽어야 하는 이 죽음… 겟세마네의 기도처에서 주님은 분명, 이 죽음의 길을 망설였던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아버지께 ‘할 수 있으면 이 잔을 치워주십사’ 했습니다. 소망은 감사하게도,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는 이 기도로 마무리 되는데 있습니다. “네 원수를 사랑하라!” 주님은 율법의 완성을 이룬 것입니다. 이 결단의 시각을 잊어버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때, 성부 하나님께서는 천사를 보내어 아들 예수님을 도우셨습니다. 그 두려움과 고독과 절망의 심령에 평화를 주셨습니다. 그때에 주님이 가룟 유다와 무리들이 당도함을 보시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일어나라 함께 가자. 보라 나를 파는 자가 가까이 왔느니라.” 주님은 제자들에게, 함께 가자 하셨습니다. 영어로 “Let us go!” 주님은 이 제자들을 보고 ‘우리’라고 부르시는 것입니다. 갈릴리 출신의 연약하고 배운 바 없는 자들이지만 그들을 보고 ‘우리’라 부르시며 ‘함께 가자’ 하십니다. 저 앞에 펼쳐질 일들을 향해 ‘함께 가자’ 하시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이제 다 도망할 것이고, 베드로도 주님을 세 번이나 부인할 것입니다. 주님이 죽으신 후에는 모두 갈릴리로 흩어져버릴 것입니다. 심지어 주님의 부활을 본 후에도 로마와 유대의 권력자들이 두려워 숨어 지낼 것입니다. 그럼에도 주님은 이들에게 ‘함께 가자’ 하십니다. 더 멀리 저 앞에 펼쳐질 일들을 보시며 주님과 ‘함께 가자’ 하십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주님은 이것을 보시며 이들과 ‘함께 가자’ 하시는 것입니다. “내 증인이 되리라!” 이 현장이 이루어지는 저 사도행전의 역사! 그들을 통하여 온 세계에 주님의 부활이 전해지고, 성령의 권능이 전해지고, 저 동북아시아 끝 작은 조선이라는 땅에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 그 중에 후손된 한 명, 당신의 영혼을 보시고, 제자들에게 ‘일어나라 함께 가자’ 하신 것입니다.

  오늘 살아계신 주님은, 성령을 통하여 우리에게 또 위로하시며 격려하십니다. “일어나라 함께 가자!” 우리를 우리라 부르시며 ‘함께 가자’ 하십니다. 무지하고 연약하던 갈릴리 사람들의 저 먼 앞날을 바라보시고 함께 가자 하시던 것처럼 말입니다. 겟세마네에서 고뇌하시던 주님의 얼굴, 그 땀방울과 핏방울을 기억하십시다. 참으로 두려움 속에서 고뇌하시며 그 길을 가는 것이 싫었지만 주님은 ‘아버지의 원대로’ 그 길을 가셨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저와 여러분을 참으로 사랑하셔서 하늘 백성으로 삼으시고자 하신 아버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한 것이었음을 기억하십시다. 그 주님이 오늘 우리에게 성령의 역사로 말씀하고 계십니다. 일어나 함께 가자! 너는 나의 증인의 되리라! 이 말씀에 진실된 아멘과 말씀의 성취가 있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