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4장에는 예수님의 비유가 담겨있습니다. 이 비유들의 주제는 한 가지, 하나님 나라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중에 특징 있게 반복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듣는다’는 말입니다. 9절에 네 가지 땅의 비유를 말씀하시고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했습니다. 23절에 보면 등불의 비유를 말씀하시고도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했습니다. 33절에도 비유 말씀 후에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말씀을 가르치셨다’고 했습니다. 모든 비유 말씀을 시작할 때, 3절에도 ‘들으라’ 하는 말로 시작하였습니다. 이 ‘듣는다’는 말로 시작과 끝을 맺고 각각의 비유들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맨 앞에 전하신 네 종류 땅의 비유와 모든 비유가 묶여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비유를 전하시면서 깨어 듣도록 하셨고 그 듣는 귀, 즉 들음과 마음의 연관을 먼저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 하나님 나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주님이 비유 속에서 세 가지로 요약해보겠습니다.

  1. 하나님의 나라는 세상을 밝혀 드러나게 합니다. 주님은 등불의 비유를 들어 하나님 나라를 들려주셨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등불처럼 드러내게 합니다. 죄와 수치, 악이 드러나고 감추었던 것들을 드러나게 합니다. 기쁨과 감사도 드러나게 합니다. 빛이 임하면 어둠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여러분의 마음에 등불을 밝히셨습니다. 어둠으로 가득했던 마음을 주님의 보혈로 씻으시고, 환한 하나님 나라의 등불을 밝혀주셨습니다. 이 등불이 비추는 내면의 소리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등불이 드러나게 해주는 죄를 회개하시기 바랍니다. 부끄러움들을 고백하시기 바랍니다. 상처들도 하나님께 고하시며 치유해주심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평강과 감사로 채워지고 점점 좋은 땅 좋은 밭으로 변화되며 밝아져가는 여러분의 영혼과 여러분의 인생길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2. 하나님 나라는 자라납니다. 천국이 선포되고 그 말씀을 받은 자들의 심령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자라난다는 것입니다. 31-32절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겨자씨 한 알과 같으니 땅에 심길 때에는 땅 위의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심긴 후에는 자라서 모든 풀보다 커지며 큰 가지를 내나니 공중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만큼 되느니라”(31-32절). 겨자씨 크기는 마치 좁쌀처럼 작은데 그 씨가 자라나 공중의 새들이 둥지를 짓고 살만큼 큰 나무가 된다는 것입니다. 자란다는 것입니다.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라 약동한다는 것입니다.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나고 자라나고 확장하는 나라인 것입니다. “신비롭고 영화로운 하나님의 나라가 내 속에서 자라고 있다!” 이를 위해 하나님 나라의 말씀이 내게 올바로 심어지고 기도와 찬양으로 무장하면서 점점 자라나게 하는 좋은 땅으로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3. 하나님 나라는 마지막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가 심령에 밝아지고, 점점 자라나며 열매의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때는 하나님 나라가 끝나는 마지막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이루는 때입니다. 그야말로 신비하고 영광스러운 하나님 나라의 완성인 것입니다. 이 날에 우리가 누릴 기쁨과 영광은 지금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생각하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롬 8:18). 성경의 약속처럼 그 날은 하나님의 승리의 날입니다. 우리를 고통에 몰고 유혹에 넘어뜨리고 천국길을 방해하던 모든 세력들에게 하나님께서 심판하시는 날이요, 신원하시는 날인 것입니다. 그 날에 하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를 품고 그 자리까지 도착한 자들에게 상을 주실 것입니다.

  24절에 보면 “너희가 무엇을 듣는가 스스로 삼가라” 했습니다. 새번역으로는 “새겨 들어라” 했습니다. 헬라어 원문으로 직역하면, “너희가 듣는 것을 보아라(See what you hear!). 너희가 무엇을 듣는지 보아라” 입니다. 듣는다는 말은 다른 사람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한다는 뜻입니다. 본다는 말은 내가 직접 경험한다는 뜻입니다. “들은 바를 직접보라!” 오늘 들은 이 말씀을 먼 이야기가 아니라 내 자신의 이야기로 스스로 경험하시기를 바랍니다. 이 봄과 함께 시작된 사순절을 맞으며, 여러분의 심령에 오신 하나님 나라를 굳건히 붙잡으시고, 기도와 찬양으로 무장하여 그 나라가 자라고 또 자라, 성령의 열매, 영혼 구원의 열매를 맺어 가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