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율법학자가 주님께 시험하며 묻습니다. “선생님,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겠습니까?” 주님께서 다시 물으십니다. 율법에는 어찌 기록되어 있느냐?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였나이다”(눅 10:27). 이 말을 듣고 주님은 “그대로 행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숨은 뜻이 있습니다. “인간적인 노력으로 율법의 명령을 온전히 지킬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영생을 위해서는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계신 것입니다. 율법학자는 이 복음에 대해 알지 못한 채 다른 질문을 합니다. “내 이웃이 누구니이까?” 여기에는 ‘자기를 옳게 보이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내가 이웃으로 삼을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은 누구이겠습니까?”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사마리아인을 예를 들어 대답하십니다.

  당시 사마리아인은 이방인이나 짐승처럼 천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강도 만난 한 사람을 도와줌으로써 그의 목숨을 구해주게 됩니다. 이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주님이 율법사에게 질문을 하십니다.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겠느냐?” 그러자, 대답하기를, “자비를 베푼 자입니다”라고 합니다. 이 말 속에서 얼마나 사마리아인을 못마땅히 여기는지 알 수 있습니다. 분명 ‘사마리아인’이라고 말해야 옳은데 그 말을 자기 입으로 하기 싫은 것입니다. 이러한 율법학자에게 주님은 중요한 것을 깨닫게 하십니다. 율법학자는 주님께 “내 이웃이 누구입니까?”라고 물었지만, 주님의 대답은 “누가 나의 이웃으로 자격이 있는가?”하는 질문을 “나는 누구의 이웃이 되어야 하는가?”로 관심을 돌리신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이와 같이.. 즉 사마리아인의 행동을 보고 그것을 따라하라는 말씀입니다. 주님이 말씀하신 이 이야기 속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세 가지로 생각해 봅니다.

  1. 사마리아인은 이 사람을 불쌍히 여겼습니다. “그를 보고 불쌍히 여겨”(33절). 사람을 불쌍히 여길 수 있는 마음이 주님의 마음입니다. 마태복음 18장에는 일만 달란트 빚을 탕감해준 종의 비유가 나옵니다. 주님은 이 사람이 자기가 일만 달란트나 탕감을 받았지만 동료에게 백 데나리온을 탕감하지 않고 옥에 가둔 것을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불쌍히 여긴 것처럼 너도 네 동료를 불쌍히 여김이 마땅하지 아니하냐” 주님은 우리에게 그 마음을 가지고 나아가 네 이웃을 불쌍히 여기라 하십니다. 그 영혼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에서부터 주님이 말씀하신 사랑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2. 사마리아인은 이 사람을 돌보고 치료해주었습니다. 사마리아인은 강도 만난 자를 위해 기름과 포도주를 가지고 응급처치를 해주고 주막으로 데려가 돌보고 치료하는 일에 마음과 정성을 다했습니다. 자기가 가진 소유와 물질을 가지고 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쓴 것입니다. 여기에 치유가 있었고 사랑이 있었습니다. 때때로 우리는 상처를 받았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그러나 내게 상처를 준 그 사람이 가진 영혼의 아픔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내가 아프니 그 아픔이 치유가 되지 않아 남도 아프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의 아픔은 하나님 안에서 해결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능히 그 아픔을 치유하시고 성숙의 길로 나아가 이웃을 치유하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3. 우리 주님은 사명과 함께 권능을 주십니다. 오늘 본문 앞 10장 1절부터는 70인의 제자를 파송하시는 장면이 있습니다. 주님께서 70명의 제자를 세우시고 전도를 위해 두 명씩 파송하십니다. 제자들은 주님의 이름으로 복음을 전하고 예수님의 이름을 선포할 때 귀신들이 항복하는 일들을 목격합니다. 이것은 주님이 권능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이 권능의 이야기 후에 이웃 사랑에 대한 사명을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바로 그 권능을 붙들고 나아가 세상을 치유하는 제자로 살아갈 것을 말씀하십니다.

  지난 주 우리는 삼일절 백 주년을 지냈습니다. 전국 교회에 종이 울렸습니다. 우리 교회 종소리도 울려 퍼졌습니다. 사랑의 종소리, 복음의 종소리, 치유의 종소리로 울려 퍼졌기를 바랍니다. 우리 교회의 발걸음이 바로 이웃을 축복하고 사랑하는 치유의 발걸음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주신 하나님 자녀의 신분을 가지고 이웃을 향해 불쌍히 여길 수 있는 마음, 험하고 어두운 세력을 물리치며 세상을 치유하는 권능의 발걸음이 되도록 하신 것입니다.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오늘 이 말씀이 저와 여러분의 마음과 행실에서 순종의 열매로 나타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