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을 위한 편지

2008년 12월 9일 (제234호)

광대 옷을 입은 의사

☆ 말 씀 :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말라 남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다 이루었느니라 (로마서 13:8)

☆ 광대 옷을 입은 의사

미국 마이애미주의 한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아담스 박사는 ‘웃음치료’로 유명해진 분인데 그의 실제 이야기를 그린 영화 ‘패치아담스’가 미국에서 많은 관객을 모았고 우리 나라에도 개봉되어 잘 알려진 의사이다. 그는 환자를 진료할 때 광대가 입는 옷으로 분장을 했다. 까마귀 인형이 달린 모자와 빨간 광대코를 붙이고, 꽃무늬 와이셔츠에 물방울 무늬가 새겨진 알록달록한 가운을 입은 의사는 우리가 늘 접해온 하얀 가운을 입은 근엄한 의사들과는 거리가 너무나 먼 모습이었다. 아담스 자신이 청소년 시절 우울증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했는데 환자 중심이 아닌 의사 위주로 운영되는 권위적인 병원과 의사들에게 실망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그 후로 환자를 위한 진료를 하겠다며 의과대학에 진학하게 되었다. 의대생이 된 후 그가 가진 꿈을 이루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그의 꿈은 웃음 속에 담긴 사랑으로 병을 치료하는 것이었다. 병을 치료하되 사람도 함께 치료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 대학 입학 직후부터 꽃무늬 와이셔츠와 빨간 코 광대복장으로 ‘웃음치료’를 시작했다. 말기암 환자나 어린이 환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독특한 치료를 했는데 주위의 시선은 차가웠고, 무면허 의료행위로 대학으로부터 퇴학처분을 당할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아담스는 숱한 반대에도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밀고 나갔다. 우리가 군대나 회사에 가서 “남들처럼만 해라”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이 말은 “둥글둥글 살아라”라는 말이다. 그것이 세상을 편하게 살아가는 지혜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지혜는 꿈을 자긴 사람에게는 거부당하게 된다. 이것이 꿈을 가진 사람들의 특징이다. 꿈을 가졌기에 남이 이해해 주지 않아도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선택하고 가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을 성경에서는 세상이 감당치 못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그 길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하늘이 두 쪽이 나도 그 길을 가는 삶, 바로 예수님이 가셨던 그 길이요,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갔던 그 길을 아담스도 걸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의 꿈들이 얼마 안 가서 이루어지는 것을 자신이 확인하게 된다. 가망 없던 환자들이 그의 광대 노릇에 웃음을 터뜨리고 병이 낫는 기적이 일어난다. 이때부터 아담스는 소신을 갖고, 동료와 환자들이 지어준 “상처를 치유하다.”는 뜻의 ‘패치’(patch)라는 별명을 붙여 ‘패치 아담스’로 이름을 바꾸고 그의 꿈을 함께 나누는 동료들과 함께 병원을 세우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무료진료소를 계획하고 실행해 나간다. 웃음치료와 환자중심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12년간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료진료를 하였다. 패치 아담스는 “내 꿈은 남을 도우면서 이 세상 가운데 하나님 나라의 임하심을 내 두 눈으로 확인해 나가는 것이다”라고 자신의 꿈을 소개하곤 한다. 아이들은 병원에 가는 것이 두려움이다. 그 아픈 주사바늘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병원에 가자고 부모님을 조른다고 한다. 빨간코 아저씨를 만나고 싶다고 아이들이 병원에 가고 싶어 해서 병원은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불안하고 외로운 환자를 웃음으로 치료하는 패치아담스를 우리 그리스도인은 벤치마킹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따뜻한 바람보다는 찬바람이 더 많은 세상에 아담스와 같은 ‘웃음묘약’을 나누는 수많은 그리스도인이 여기 저기 살아가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아름답다.

웃음이 제일 좋은 약이다. 순전히 경험만을 의존하는 듯한 말이지만 내가 알기로는 여태껏 의료 문헌들도 이것에 대한 반박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