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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아름답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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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아름답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람만큼 아름다운 존재는 없다고 단정하며 글을 짓고 싶습니다. 사람이 완전하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선하고 순수하다 여기기 때문도 아닙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거듭 도와주었는데, 또 도와달라는 사람을 보면 참 염치도 없습니다. 야심한 밤이나 이른 새벽에 반복적으로 전화를 걸어 남 생각 아랑곳 않고 자신의 처지만 늘어놓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처지가 딱하다 싶다가도 그의 한없는 의존에 화가 나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말씀하셨지만, 사실 그렇게 무한히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이 이 땅에 있을까요. 아마 하나님 한 분을 제외하면 그렇게 용서할 수 있는 존재는 세상에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감정도 마찬자기 아닐까 싶습니다. 완벽하게 감정을 통제하고 마치 내겐 감정이 없는 듯 살 수 있는 사람이 이 땅에 있을까요? 아무리 살아있는 성인이라 해도, 아무리 고매한 인격을 가졌다 해도, 인간이기에 느끼는 감정을 완벽하게 차단하거나 흘려보낼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적어도 우리의 두 다리가 이 땅에 있음을 인식하는 사람은 아무 고개를 끄덕이실 겁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사람이 아름다우냐고요? 그렇습니다. 사람을 아름답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사람이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를 악물고라도' 사람이 아름답다고 말해야 한다 싶습니다. 사랑을 예로 이야기를 풀어 보겠습니다. 사랑을 말한다는 것은 일순간 나를 감싸는 감정 때문에 "사랑한다"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사랑을 말할 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아픔과 상관없는 어떤 행복한 공간으로 이동하게 된 듯 '취한 쾌감'울 맛볼 수 있습니다. 그 쾌감 때문에 온몸이 떨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온몸을 감싸는 행복함을 맛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랑을 조금 더 깊은 눈으로 바라보면 그런 순간적 쾌감은 내 속에서 꿈틀대는 욕구와 잇대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내 멋대로 사랑하는 내 방식의 사랑에 스스로 도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사랑한다"는 고백음 결심과 결단의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사랑도 '이 악물고'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악물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은 사랑이 그만큼 힘들다는 것을 말합니다. 한두 번은 그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하거나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지속적인 긍정을 갖기엔 우리가 너무 연약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완벽하게 용서할 수 있는 존재가 하나님 한 분뿐이듯, 한결같이 사랑할 수 있는 존재 역시 하나님 한 분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사랑할 수 없는 우리이기에, 이 악물고 사랑해야 하는 것입니다.

 가시고기로 유명한 작가 조창인은 '사랑으로 나를 채우고'란 그의 산문집에서 '사랑의 마지막 꿈'에 대해 노래하며 사랑을 이렇게 설명하였습니다.

                  사랑은 한 순간의 폭우가 아닙니다.

                  기나긴 세월의 가랑비에 젖겠다는 각오입니다.

                  열정은 감정의 폭우입니다.

                  한 몫에 다시 사랑할 듯싶지만, 이내 그치고 맙니다.

                  그러나 사랑은 열정이 사라진 뒤

                  오랜 세월 속에서 천천히 젖는 가랑비입니다.

 작가 조창인에 의하면 사랑은 오랜 세월을 견디며 만들어가는 일종의 각오입니다. 이 시를 통해 그는 사랑이 순간적이지 않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사랑의 현실을 말해 줍니다. 사랑은 환상 가운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을 지적하며 말입니다.

 사랑은 현실이며 삶입니다. 환상과 망상에서 깨어나 그와 내가 만난다는 현실 인식이 중요합니다. 현실로 만난다는 것은 피상적으로 만난다는 것과 다른 차원의 말입니다. 나의 삶을 그에게 드러내고, 그의 삶을 통해 내가 살아가는 세상을 바롭겠다는 의지입니다. 현실로 만난다는 것은 그의 단점을 보지 않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약점을 감추고 회피하겠다는 의지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비록 우리 모두 단점 투성이지만, 사랑하겠다는 현실적 결단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날카로운 모가 나 있지만 그럼에도 만나겠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살아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상억,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야기中